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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

플라톤 국가

by Jungi 2024. 2. 2.

플라톤 국가 책 표지

플라톤 지음, 박문재 옮김

 

독서 기간 : 24.1.21 ~ 2.2

 

나의 한 줄 리뷰 : 정의에관한 고전철학명작. 내용도 훌륭하지만 각주와 해제가 이해를 도와주는 매우 좋은 책.

 

하이라이트

1. 바르게 산다는 것, 즉 정의란 무엇일까요?

2. “자기는 남들에게 가르침을 베풀려 하지 않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남들에게 배우면서도 전혀 감사하지 않는 것, 이것이 소크라테스 선생의 지혜지요.” 내가 말했네. “트라시마코스, 내가 남들에게 배우는 건 맞지만 감사하지 않는다는 건 거짓일세.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 사례를 하기 때문이야. 나는 돈이 없으니 치를 수 있는 사례는 오직 칭찬뿐이네. 훌륭한 말을 하는 사람에게 내가 얼마나 기꺼이 칭찬하는지 자네가 대답하자마자 금방 알게 될걸세. 나는 자네가 훌륭한 대답을 할 거라고 확신하네.” 그는 “정의는 ‘강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라는 게 내 대답입니다. 왜 칭찬하지 않으시나요? 칭찬하고 싶지 않으신 거로군요”라고 말했네. 내가 말했네. “자네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아야 칭찬할 게 아닌가? 나는 자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네.

3. 그러니 보십시오, 소크라테스 선생. 모든 국가에서 정의가 정권에 이익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여기에서 정권은 곧 힘 있는 자이므로 정의가 더 힘 있는 자에게 이익이 되는 것임을 추론할 수 있습니다. 이는 어느 국가나 마찬가지입니다.

4. “트라시마코스, 모든 기술이나 통치는 자기에게 이로운 것을 제공하지 않고, 앞에서 계속 말했듯 피치자에게 이로운 것을 제공하고 명령한다는 것이 이제 분명해졌네. 즉 강자에게 이로운 게 아니라 약자에게 이로운 것을 생각하는 것이지. 여보게 트라시마코스, 그런 이유에서 나는 방금 아무도 자원해서 통치하거나 다른 이의 잘못을 바로잡으려 하지 않고, 합당한 보수를 요구한다고 말한 걸세. 보수를 요구하는 이유는, 자기 기술을 제대로 사용하려는 사람은 그 기술로 자기가 아니라 피치자에게 가장 좋은 것을 행하거나 명령하기 때문이네. 그래서 통치를 맡은 사람들에게는 돈이든 명예든 보수를 지급하고, 통치를 거절하는 사람들에게는 벌을 내리는 것 같네.”

5. 훌륭한 사람들이 통치를 거절할 경우, 받게 될 가장 큰 벌은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에게 통치를 받는 것이네. 내가 보기에는 통치를 맡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들이 결국 통치를 하게 되는 이유는, 바로 그런 벌을 두려워하기 때문인 것 같네. 그런 경우에도 그들은 좋아라하며 통치를 맡지는 않네. 그 일을 맡을 더 훌륭한 사람이나 대등한 사람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맡는 것이네. 오늘날에는 서로 자기가 통치하겠다고 싸우지만, 훌륭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국가가 생긴다면, 거기에서는 서로 통치하지 않으려고 싸우게 될걸세. 이것은 곧 진정한 의미의 통치자는 본래 자기의 이로움이 아니라 피치자들의 이로움을 염두에 둔다는 확실한 반증이 아니겠나. 이 이치를 아는 자라면 자기가 나서서 통치를 맡아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통치를 맡겨 자기가 이익 얻는 쪽을 선호할걸세.

6. 나는 말했네. “말해주겠네. 우리는 정의가 한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국가 전체의 문제라고 말하지 않았나?” 그는 “물론이지요”라고 말했네. “국가는 한 개인보다 더 크지?” 그는 “더 크지요”라고 말했네. “그렇다면 정의는 더 큰 곳에 더 큰 규모로 존재하고, 그렇기 때문에 알아보기도 쉬울걸세. 그러니 자네들만 좋다면, 먼저 국가의 정의가 무엇인지 탐구해보세. 그런 다음 국가라는 큰 범위에서 찾아낸 사실을 개인이라는 작은 범위에서도 찾아낼 수 있는지 살펴보자는 것이지.”

7. “따라서 장차 국가를 잘 지키는 수호자가 되려면, 천성적으로 지혜를 사랑하고 격정적이며 날렵하고 힘센 사람이어야 할걸세.” 그는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라고 말했네. “국가를 훌륭하게 지키는 수호자는 그런 천성을 지닌 사람임이 분명해졌네. 그런데 그런 사람을 어떻게 양육하고 교육해야 할까? 이 문제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이 모든 고찰의 목적, 즉 국가에서 정의와 불의가 어떤 식으로 생기는지 알아내는 데 도움이 되겠나? 논의가 미진해도 안 되지만 장황해도 안 되니 하는 말일세.” 그러자 글라우콘의 형이 대답했네. “틀림없이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8. 우리가 국가를 세우는 목적은 어느 한 집단이 아니라 국가 전체를 최대한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할 것이네. 그런 국가에서는 정의를 가장 잘 찾아볼 수 있지만, 가장 나쁘게 경영되는 국가에서는 불의를 보게 될 것이며, 이 두 국가를 비교해보면 우리가 지금까지 내내 찾던 것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보네. 지금 우리는 선택된 소수가 아니라 국가 전체를 행복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국가를 세워가고 있네. 그런 다음 이와 반대되는 국가도 살펴볼 것이네.

9. “그렇다면 각자 적성에 따라 세워진 이 국가를 지혜로운 국가로 만드는 것은 가장 작은 집단, 즉 국가를 지도하고 다스리는 수호자들과 그들의 지식이네. 그들은 본질적으로 가장 작은 집단일 수밖에 없고, 모든 지식 중에서 유일하게 지혜라고 할 수 있는 지식에 관여하는 게 어울리는 것도 이 집단인 듯싶네.”

10. 두려움에 대한 분별과, 바르고 준법적인 신념을 어떤 상황에서도 간직하는 것을 나는 용기라고 부르지.

11. 내가 말했네. “그러니 내가 앞에서 절제가 일종의 화음이라고 말한 것이 적절한 비유였음을 알겠나?” “왜 그렇습니까?” “용기와 지혜는 국가의 어느 한 부분에만 있어도 그 국가를 용기 있거나 지혜로운 국가로 만들지만, 절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네. 절제는 지혜, 체력, 인구, 부 등 어느 사안에서든 국가 전체에서 가장 약한 소리를 내는 사람들과 가장 강한 소리를 내는 사람들, 그리고 중간 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합창하여 협화음을 낼 때 이루어지기 때문이네. 따라서 국가든 개인이든 어느 쪽이 통치해야 하는지 본성상 우월한 쪽과 열등한 쪽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절제라고 보는 게 가장 옳네.”

12. “그렇다면 이들 세 집단에 속한 사람들 사이에서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일을 하거나 서로 일을 바꾸는 것은 이 국가에 가장 해가 되는 일이 될 테니 최대 악이라 부르는 게 지극히 옳네.” “정말 그렇습니다.” “그런데 자네는 자신의 국가에 최대 악을 행하는 것이 불의라고 말하지 않는가?” “왜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그런 일이 바로 불의일세. 반면 생업에 종사하는 집단, 보조하는 집단, 수호하는 집단이 각각 국가에서 ‘자기 할 일을 하는 것’은 정의이고. 그것이 이 국가를 정의롭게 만들지 않겠는가?”

13. 내가 말했네.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 동일한 이름으로 불린다면, 적어도 그렇게 불리는 점에서는 서로 닮았는가, 닮지 않았는가?” 그는 “닮았습니다”라고 대답했네. “그렇다면 정의의 이데아라는 관점으로 볼 때, 정의로운 사람과 정의로운 국가는 서로 닮았을 것이네.” 그는 “그렇습니다”라고 말했네. “그런데 한 국가가 정의로울 수 있는 것은 성향이 다른 세 집단이 각각 자기 일을 했기 때문이고, 절제와 용기와 지혜 있는 국가로 여겨지는 것은 세 집단이 서로 다른 처지와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네.”

14. “따라서 글라우콘, 우리는 국가가 정의롭게 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사람이 정의롭게 된다고 말해야 하네.” “그 역시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 국가가 정의로울 수 있는 것은 국가 안의 세 부류가 각자 자기 일을 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되네.” 그는 “네, 잊어서는 안 되지요”라고 말했네. “우리 각자도 자기 안에 있는 각 부분이 자기 역할을 할 때 자기 할 일을 하는 정의로운 사람이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하네.” 그는 “반드시 기억해야지요”라고 말했네.

15. “사실 정의는 외적으로 자기 할 일을 하는 것이라기보다 내적으로 혼의 세 부분이 조화를 이루어 절제 있고 조화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네. 혼의 각 부분이 자기 일이 아닌 것은 못하게 하고 서로 간섭하지 않게 하며 자기 것을 잘 안배하여 질서정연하게 스스로 통치하는 것이지. 음계를 결정하는 세 음, 즉 최저음과 최고음과 중간음이 그 사이의 다른 음들까지 결합해 완벽한 하나를 이루는 것과 같네. 혼에서 이런 일이 이루어진 사람이 돈을 벌거나 신체를 보살피거나 정치를 하거나 개인 간 계약을 할 때,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정의롭고 아름다운 행위라 부르고, 그런 행위를 주관하는 지식을 지혜라고 부르지. 반면 그런 상태를 무너뜨리는 것을 불의한 행위라 부르고, 그런 행위를 주관하는 생각을 무지라고 부르네.”

16. 내가 말했네. “지혜를 사랑하는 자가 국가의 왕이 되거나 지금 왕이나 최고 권력자라 불리는 자가 진정으로 지혜를 사랑하는 자가 되기 전에는, 그리하여 정치 권력과 지혜 사랑이 하나로 결합되고 오늘날 다양한 적성을 지닌 자들이 둘 중 하나만 지향하는 것을 강제로 차단하지 않는 한, 국가들 아니 인류 가운데서 악은 종식되지 않을 것이네. 또 그렇게 되기 전까지는 이제껏 우리가 논의하며 자세히 설명한 정치체제는 세상에 나와 햇빛을 보지 못할 것이네. 사실 내가 아까부터 이런 언급을 주저한 것은 지금 내 말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가능성이 희박한 일로 들릴지 알기 때문이네. 이 방법 말고는 개인이나 국가가 행복해질 수 없다는 걸 사람들이 깨닫기 어려울 테니 말이네.”

17. 그는 “그렇다면 선생님이 보시기에 진정 지혜를 사랑하는 자는 어떤 부류입니까?”라고 물었네. 내가 말했네. “진리를 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네.”

18. “훌륭한 철학자조차 대중에게 쓸모없다는 말이 틀리지는 않았네. 하지만 그것은 철학자들을 활용하지 않는 대중의 잘못이지 철학자들의 잘못은 아니네. 키잡이가 선원들에게 자신의 지휘를 받으라고 간청한다든지, 현자가 부자의 문앞을 찾아간다든지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니 말일세. 그러니 현자는 부자를 찾기 마련이라고 재치 있는 척 지껄이는 사람은 거짓말을 하는 것이네. 부유하든 가난하든 병에 걸리면 의사를 찾아가듯, 통치받고 싶은 사람이 통치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가는 것이 맞네. 진정한 통치자가 사람들을 찾아가 자신의 통치를 받으라고 부탁할 필요가 없네. 오늘날 통치를 담당하고 있는 정치가들은 비유에 나온 선원들과 같고, 쓸데없이 별이나 쳐다본다고 조롱당하던 사람들은 진정한 키잡이라고 보면 정확하네.”

19. 진정으로 지혜를 사랑하는 이 소수 사람들은 철학이라는 자산을 소유하고 맛보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지 알지만, 대중의 광기도 충분히 알게 된다네. 국가와 관련된 그 어떤 건전한 일도 할 수 없고, 정의로운 일을 도우려고 나서면 지지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목숨도 부지하기 힘들어지네. 불의한 일에 가담하지 않더라도 마치 짐승들 한가운데 떨어진 처지가 되어 사나운 이들에게 충분히 대항할 수도 없네. 그러니 국가나 친구들에게 유익한 일을 하기도 전에 자기가 먼저 파멸을 당해 자신과 남들에게 쓸모없는 사람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네. 이치를 따져 이 모든 상황을 알게 된 후에는 조용히 지내며 자기 앞가림이나 할 것이네. 먼지와 비를 몰고 오는 세찬 바람을 피하기 위해 처마 밑에 피신해 있는 것과 같네. 무법천지를 바라보면서 자기만이라도 불의하고 불경한 일에서 벗어나 깨끗하게 이승을 살아가는 데 만족하다가 밝은 희망을 품고 좋은 마음으로 우아하게 이 세상을 떠날 것이네.

20. 좋음의 이데아[원형]를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배움이며, 이 원형 덕분에 정의를 비롯한 여러 가지가 유익하게 된다는 말을 자네도 자주 들었을 테니 말이야. 자네는 이제 내가 이 원형에 대해 말할 것을 짐작했을 테고, 우리가 원형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한다는 점도 알고 있네. 이 원형을 모르면 다른 것을 아무리 많이 알아도 소용없다는 점도 알겠지. 어떤 것을 소유하더라도 그것의 좋음이 제외되어 있다면 아무 소용없는 것과 같네. 그래도 그것을 소유하는 것이 유익하다고 생각하는가? 또는 아름다움과 좋음을 이해하지 못해도 다른 모든 것을 이해한다면 그것으로 유익하다고 생각하는가?

21. “따라서 인식되는 대상에 진리를 부여하고, 인식하는 자에게 진리를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 좋음의 이데아[원형]라고 생각해야 하네. 이 원형은 인식과 진리의 원인이지만 인식의 대상이기도 하네. 인식과 진리는 훌륭하기는 하지만, 원형은 그와 다르고 훨씬 더 훌륭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옳네. 그러나 가시 영역에서 빛과 시각이 태양을 닮았다고 생각하는 건 옳지만 태양이라고 생각하는 건 옳지 않듯, 지성의 영역에서도 인식과 지식이 좋음을 닮았다고 생각하는 건 옳지만 둘 중 어느 것이든 좋음이라고 생각하는 건 옳지 않네. 도리어 좋음을 훨씬 더 귀하게 여겨야 하네.”

22. “혼의 여러 다른 미덕은 습관과 훈련을 통해 후천적으로 형성된다는 점에서 신체의 미덕과 비슷하지. 하지만 지혜라는 미덕은 모든 미덕 중에서 가장 신적인 것 같네. 지혜는 자기 힘을 잃는 법이 없지만 어느 방향으로 발휘되느냐에 따라 유용하고 유익하기도 하고 쓸모없고 해롭기도 하네. 악하지만 머리 좋은 사람의 하찮은 혼이 무언가를 주목할 때 얼마나 예리하게 보고 통찰하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그들이 악당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은 통찰력이 형편없어서가 아니라 악을 행하는 데 그 힘을 사용하기 때문이네. 통찰력이 날카로울수록 더 나쁜 짓을 저지르지.”

23. “그런데 우리의 수호자는 전사이자 지혜를 사랑하는 자여야 하네.” “물론입니다.” “그러면 글라우콘, 이 교과목을 법으로 정해 훗날 국가의 중대한 일을 맡게 될 사람들이 산술만 개인의 취미 수준으로 배울 게 아니라 지성을 통해 수의 본성을 알 때까지 수학을 익히게 하는 것이 좋겠네. 무역상이나 소매상처럼 물건을 사고팔기 위해서가 아니네. 전쟁을 위해 그리고 혼이 진리와 본질 쪽으로 방향 전환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수학을 배우게 해야 한다는 말일세.”

24. “기하학이 추구하는 지식은 생성하고 소멸하는 것에 대한 지식이 아니라 영원히 존재하는 것에 대한 지식이라는 점이네.” 그는 “그런 합의는 쉽습니다. 기하학은 영원한 실재에 대한 지식이니까요”라고 말했네. “그러니까 여보게, 지금은 지혜를 사랑하는 사고(思考)가 잘못되어 혼이 아래쪽을 향해 있지만, 기하학은 그 사고를 위쪽으로 향하게 해서 혼을 진리로 이끄네.” 그는 “정말 그렇습니다”라고 말했네. 내가 말했네. “그러니 자네가 세운 아름다운 국가에 속한 시민들에게 기하학을 멀리하지 않도록 당부하게나. 기하학을 배워서 얻는 부수적인 이익도 적지 않기 때문이네.” 그는 “어떤 이익입니까?”라고 물었네. 내가 말했네. “자네가 말한 것처럼 전쟁과 관련된 이익이 있네. 또한 모든 배우는 일에 있어 기하학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간에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을 자네들도 알걸세.”

25. 이 모든 것을 통과해서 쉰 살이 될 때, 그들 중에 모든 일과 학문을 모든 면에서 가장 훌륭하게 해낸 자들을 이제 이 여정의 끝으로 이끌어야 하네. 그래서 지금까지 해온 것에 의지해 혼의 눈을 들어 모든 것에 빛을 공급해주는 바로 그것을 바라보게 해야 하네. 이렇게 해서 그들이 좋음 자체를 보고 난 후에는, 그것을 본으로 삼아 남은 생애 동안 순번을 정해 국가와 개인들과 자신을 돌보게 해야 하네. 그들은 여생의 대부분을 철학으로 보내다가 자기 차례가 되면 국가의 일을 맡아 수고하고 통치자로 일하게 될 텐데, 무슨 거창한 일이기 때문에 하는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맡은 일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어야 하네. 그들은 언제나 앞에서 말한 방식을 따라 다른 사람들을 교육하여 자신들을 대신할 국가 수호자로 키운 후, 축복받은 자들의 섬으로 떠나가 그곳에서 살게 될 것이네. 국가는 그들을 기리는 기념물을 세우고, 그들을 위해 제사를 드리는 국가 차원의 의식을 행하며, 피티아가 동의하는 경우에는 그들을 국가 수호신으로 모시고, 동의하지 않은 경우에는 축복받은 신적 인물로 추앙해야 하네.

26. “따라서 미덕이나 행복과 관련해서도 각 정치체제의 국가에 해당하는 것이 그런 정치체제를 닮은 사람에게도 그대로 적용되겠지?” “어찌 그렇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참주정 국가와 우리가 처음에 설명했던 왕도정 국가는 미덕과 관련해 어떤가?” 그는 “하나는 최선이고 다른 하나는 최악입니다. 모든 것이 정반대지요”라고 말했네. 내가 말했네. “자네가 어느 쪽을 최선이라 하고 어느 쪽을 최악이라 하는지는 묻지 않겠네.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이지. 그렇다면 행복이나 불행에 대해서도 자네의 판단은 동일한가 아니면 다른가? 한 국가의 행복과 불행을 판단할 때, 참주 한 사람이나 주변의 소수 사람들만 보고 판단이 흐려져서는 안 되네. 국가 전체를 보고 판단해야 하므로 국가의 면면을 낱낱이 살핀 후 견해를 밝히는 것이 옳네.”

27. 내가 말했네. “개를 걸고 맹세하건대 그는 정말로 자신이 속한 국가에서는 정치를 하고 싶어 할걸세. 하지만 현실에서는 조국에 신의 행운이 임하지 않는 한 정치를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네.” 그는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세워온 국가, 이론에나 나올 법한 국가에서 정치를 할 것이라는 말씀이로군요. 그런 국가는 이 땅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되니 말입니다”라고 말했네. 내가 말했네. “그 국가는 그런 국가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과 그런 국가에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을 위해 하늘에 그 본이 세워져 있네. 그 국가가 어디에 있든 장차 어디에 있게 되든 아무 상관없네. 그는 다른 국가의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바로 그 국가의 정치만 할 테니 말일세.”

28. 내가 말했네. “이제 판단이 내려졌으니 나는 정의가 신들과 사람들에게 좋은 평판을 받는 것처럼 우리도 정의가 그러한 평판을 받는 데 동의할 것을 요구하는 바네. 이는 정의가 우승자의 상을 받게 하기 위함이네. 이제 정의는 그것을 지닌 자들을 속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네. 정의로워 보이는 자가 받는 상은 정의에게 돌아가야 하고, 진정 정의로운 자는 정의로운 것에서 생겨나는 좋은 것을 정의로 말미암아 상으로 받아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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