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기록

죽은 시인의 사회

by Jungi 2023. 8. 20.

죽은 시인의 사회 책 표지

N.H.클라인바움 글/ 한은주 옮김

 

독서 기간 : 23.8.8 ~ 8.20

 

나의 한 줄 리뷰 : 무엇을위해 공부를하고 인생을 살아가는지 돌아보게하고, 자유롭게 생각하고 즐기는 삶을위한 책

 

하이라이트

1. “내가 왜 이 위에 섰는지 이유를 아는 사람? 이 위에 선 이유는 사물을 다른 각도에서 보려는 거야. 이 위에서 보면 세상이 아주 다르게 보이지. 믿기지 않는다면 너희들도 한 번 해봐. 어서, 어서! 어떤 사실을 안다고 생각할 때 그것을 다른 시각에서도 봐야 해. 틀리고 바보 같은 일일지라도 시도를 해 봐야 해.”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중에서

2. “우리들이 존경해 마지않던 국어 담당 포티우스 선생님께서 명예로운 퇴직을 하시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는 그 분의 자리를 채워 주실 새 선생님이 와 계십니다. 소개하겠습니다. 존 키팅 선생님이십니다.”

3. “토드 형이 그 유명한 제프리 앤더슨이래.” 닐이 한마디 설명을 보탰다. 달튼은 생각난다는 듯이 눈을 반짝거리며 말했다. “그래? 졸업생 대표에다 국가 공훈 장학생이던 그 선배 말이야?” 토드가 보일 듯 말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토드에게 형에 관한 얘기는 몹시 스트레스를 주는 주제였다. 집에서나 밖에서나 웰튼의 우등생이었던 형 제프리 앤더슨과 비교되는 게 싫었기 때문이다.

4. 결국 닐은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밝히지 못한 채 입을 다물고 말았다.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는 행동은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의과대학을 마쳐라. 그 다음에는 어떤 일을 하든 간섭하지 않으마. 네가 원하는 일을 네 맘대로 하란 말이야. 하지만 그때까지는 이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만 해!” 닐은 말없이 바닥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5. 토드는 가방에서 액자를 꺼내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액자 속에는 가족사진이 들어 있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자신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형 제프리의 어깨를 약속이나 한 듯 다정스럽게 감싸안고 있었다. 이제까지 늘 보아 온 사진이었는데, 문득 그날 토드는 사진 속에 서 있는 자신이 뭔가 그들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한 지붕 아래 살기는 했지만 자기는 늘 이방인이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꼈던 것이다.

6. 그때 강의실 앞쪽에 누군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입학식 때 본 국어 선생 존 키팅이었다. 그는 교단에 있는 의자에 앉아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토드는 순간적으로 그가 다른 선생들과 다른 점이 있다고 느꼈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다시 쳐다보았다. 그는 다른 선생들과 달리 와이셔츠 차림이었다. 단지 양복 윗도리를 벗었을 뿐인데 그의 모습은 너무나 자유롭고 평온해 보였다. 놀런 교장의 소개에 따르면 키팅 선생 역시 웰튼 아카데미 출신이다. 더구나 그는 아주 우수한 졸업생이었다. 그런데 그는 마치 웰튼 아카데미와는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묘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에게는 엄격한 규칙만을 고집하는 권위 의식 같은 것이 풍기지 않았다.

7. 그러나 너희들은 내가 했던 대로 똑같이 공부하지 마라. 그렇게 하면 물론 성적은 올라가겠지. 하지만 그것뿐이다. 더 이상의 학습 효과는 얻지 못한다.

8. “오늘을 즐겨라! 자신들의 인생을 헛되이 낭비하지 마라!”

9. 여러분이 원한다면 이 학교가 여러분에게 가르쳐 주라고 내게 맡긴 것들을 몽땅 가르쳐 줄 수 있다. 아이비리그로 진학할 수 있는 온갖 학습 비법들을 말이다. 그렇지만 나는 아이비리그 진학보다 참된 교육의 중요성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이다. 나는 여러분에게 아이비리그 진학 이상의 것을 가르쳐 주고 싶다! 내가 바라는 것은 여러분이 스스로 생각하고,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그에 따라 자신 있게 행동하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의 말과 행동, 스스로 내린 판단과 결정을 진정 사랑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누가 어떻게 지껄이든 말과 생각에는 이 세계를 바꿀 만한 힘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10. 시를 읽는다는 건, 다른 이유가 없다. 그 사람이 인류의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인류야말로 열정의 집합체라는 것을 잊지 마라. 의학, 법률, 금융, 이런 것들은 모두 삶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그렇다면 시, 낭만, 사랑, 아름다움이 세상에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사람들의 삶의 양식이기 때문이다.

11. 닐은 키팅의 졸업 앨범을 펼치더니 읽기 시작했다. “축구부 주장, 연감 편집위원, 케임브리지행 확실……. 무엇이든지 잘 해낼 수 있는 학생 그리고 ‘허벅지를 사랑하는 남자’와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말도 적혀 있는데!”

12. “너희들 비밀을 지킬 수 있겠니?” 그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죽은 시인의 사회’에 대해 말해 주지.” 모두들 키팅 선생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 모임은 삶의 참맛을 보기 위한 조직이었지. ‘죽은 시인의 사회’는 소로의 시에서 따온 거야. 우린 모일 때마다 그의 시를 읽곤 했어.” 그는 아주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하듯 계속 말했다. “적은 사람으로 조직된 우리 서클은 동굴에서 모임을 가졌단다. 차례대로 돌아가면서 셸리, 소로, 휘트먼 같은 시인의 작품을 읽고, 때로는 우리가 손수 지은 시를 읊곤 했어……. 그 순간이면 우리는 마치 마법에 걸린 것처럼 기쁨과 환희의 맛을 보곤 했지.”

13. 그들은 한참 동안이나 말없이 모닥불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은 마치 엄숙하고 경건한 성전에 들어온 것처럼 진지했다. 잠시 후 닐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듯 또박또박 말했다. “지금부터 ‘죽은 시인의 사회’ 웰튼 지부의 재결성을 엄숙하게 선언한다!” 닐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죽은 시인의 사회 회원은 나와 여기 참석한 신입 회원 모두로 한다.” 닐은 토드 앤더슨에 대해 시를 낭송하지 않고 모임의 서기로 활동할 것이라는 말을 빼 놓지 않았다.

14. 우리 조상과 전통, 시대가 정해 놓은 종교적 믿음과 사상을 뛰어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야. 과연 어떻게 해야 우리가 휘트먼의 시에서처럼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소리를 내게 할 수 있을까? 다시 말해 편견이나 습관, 외부의 압력 따위로부터 어떻게 우리 각자를 해방시킬 수 있겠느냔 말이다. 자, 사랑하는 제자들아. 내 대답은 이렇다. 그건 끊임없이 사물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을 갖도록 애써야 한다는 것이다.

15. 수학에는 우아함이 있다. 그 우아함이 바로 시적 요소다. 만약 모든 사람이 시만 쓰고 산다면 이 지구는 굶어 죽게 된다. 그렇지만 시가 없으면 안 될 것이다. 우리가 아주 단순하게 살면서도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시를 찾지 않는다면 우리는 인생에서 얻을 수 있는 많은 것을 잃어버리게 된다.

16. “우리가 울음소리를 내며 태어난 그 순간부터…… 죽음으로 이 세상을 떠나는 그날까지 아무리 절규하거나 울부짖어도, 진실이라는 담요는 우리의 머리밖에 덮어 주지 못한다!” 악을 쓰듯 말을 토해 낸 토드는 한동안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키팅은 토드 곁으로 다가갔다. 그는 어느새 부드러운 얼굴로 바뀌어 있었다. “마력이란 게 있다, 토드 앤더슨. 이 점을 잊지 말도록.” 선생님의 목소리에는 따뜻함과 애정이 듬뿍 묻어 있었다. 닐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다른 학생들도 박수를 쳤다. 토드는 깊게 숨을 들이쉬더니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자신감에 가득 찬 표정은 웰튼에 온 뒤 처음이었다.

17. 달튼은 아주 자연스럽게 전화기를 들었다. 그리고 마치 정말 전화가 걸려 오기라도 한 듯 말했다. “네, 계십니다. 잠깐만요. 교장 선생님 전화 왔습니다!” 그의 말투는 무척이나 자연스러우면서 정중하고 진지했다. 물론 놀런 교장의 얼굴은 이미 격렬한 분노로 시뻘게질 대로 시뻘게진 상태였다. 그런데 달튼은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씩씩거리는 놀런 교장을 향해 다시 큰 소리로 말했다. “하느님의 전화입니다. 웰튼에도 여학생을 입학시키라는데요.” 달튼의 말이 끝나자 여기저기서 쿡쿡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한순간 교회가 떠나갈 정도로 폭소가 터지고 말았다.

18. “저는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그것이 올바른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19. 달튼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선생님이 ‘카르페 디엠’이나 삶의 정수를 끝까지 맛보라고 하지 않으셨나요?” “그랬지.” “그럼, 그 말씀이 무슨 뜻이었죠?” “그것과는 달라.” “어째서요?” “내가 그렇게 말했던 것은 자기 멋대로 고집을 피우라는 말이 아니다. 사람에겐 용기가 필요한 때도 있어야 하지만 신중하게 행동해야 할 때도 있는 법이야. 슬기로운 사람은 그때를 구별해서 행동하지.”

20. 이미 저물어 버린 밤하늘에서는 하얀 눈이 사뿐사뿐 춤을 추며 땅 위에 내려앉고 있었다. 마치 낙스에 대한 크리스의 마음이 좋게 바뀐 것을 축하해 주는 듯했다. 그 순백의 하얀 눈이 두 사람의 머리 위로 끊임없이 내려앉고 있었다.

21. 흐뭇한 마음으로 객석을 둘러보던 그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굳어졌다. 아버지가 강당 뒤 통로에서 무서운 얼굴로 무대 쪽을 노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닐은 맥박이 빨라지고 호흡이 거칠어지며 다리까지 후들거렸다. 공포에 가까운 두려움으로 얼굴 근육이 마비되는 것 같았다.

22. 그는 아버지에게 자신의 진심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닐은 장승처럼 우뚝 서서 대사를 읊어 나갔다. 관객을 위한 독백이었지만 사실은 객석 뒤에 서 있는 아버지를 향한 것이었다. 저희 요정들의 공연이 마음에 들지 않으셨다면 이렇게 생각해 주세요. 그래야 모든 것이 바로 설 테니까요. 여러분은 잠시 낮잠을 잤을 뿐이라고. 덧없고 무의미한 얘기지만 한낮의 꿈이었다고 생각하지 마시길.

23. 닐은 앉아 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창문을 열었다. 몇 시간 전까지 온몸을 휘감고 있던 열정이 모두 사그라져 버렸다. 그는 자신이 쉽게 부서지고 마는, 속이 텅 빈 소라 껍데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떨어지는 눈꽃송이 하나조차 지탱하지 못하는 그런 존재라는 생각도 들었다. 밤바람이 몰아치자 커튼 자락이 휘날렸다.

24. 한 방의 총소리와 함께 닐은 진정 ‘죽은 시인의 사회’ 정회원이 되어 버린 것이다.

25. 키팅 선생이 막 문을 여는 순간 토드가 벌떡 일어서며 큰 소리로 키팅을 불렀다. “키팅 선생님!” 프리차드 서문을 읽고 있던 캐머룬이 멈칫거렸다. “저희들은 강제로 서명한 거예요!”

26. 그때였다. “오! 선장님! 나의 선장님!” 토드가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키팅은 뒤돌아서며 토드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스승과 제자 사이에 말없는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다른 학생들은 번갈아 가며 토드와 키팅 선생을 바라보았다. 그때였다. 갑자기 토드가 한 발을 들어 책상 위에 올려놓더니 다른 한 발마저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간신히 참으며 키팅 선생을 쳐다보았다.

27. 닐이 죽고 이제 키팅 선생도 떠나지만 ‘죽은 시인의 사회’는 이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게 될 것이다.

'독서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크라테스의 변명, 크리톤, 파이돈, 향연  (0) 2023.09.19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0) 2023.08.31
편두통  (0) 2023.08.06
진화하는 언어  (0) 2023.07.19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0) 2023.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