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용진 지음
독서 기간 : 23.6.22 ~ 6.25
나의 한 줄 리뷰 : 영어에대한 사대주의와 약간의 오탈자를 제외하면 괜찮은 수학교육론, 논리학, 수학기초론 책.
하이라이트
1. 원래 수학교육의 주요 목적은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있는데, 최근의 교육은 단순히 문제 풀이에만 치중하는 느낌입니다. 수학에서는 ‘답이 맞느냐’보다는 ‘답을 구하는 과정이 합리적이냐’가 더 중요한데 안타깝게도 교육 현장에서 그러한 교육을 구현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수학을 공부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은 무엇인가를 옳은 방식으로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성취감’에서 오는데 말입니다.
2. 1931년 오스트리아의 젊은 수학자 괴델1906~1978은 ‘불완전성정리Incompleteness Theorem’를 발표하여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며 아인슈타인만큼이나 유명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당시 현대논리학을 개척한 최고의 수학자들인 힐베르트, 페아노Giuseppe Peano, 러셀 등은 완벽한 논리 체계를 구성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런데 괴델은 그것이 불가능함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 불완전성정리가 발표되었을 때는 물리학에서 양자역학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주류로 자리 잡기 시작하고, 이미 하이젠베르크Werner Heisenberg의 불확정성원리가 알려진 시기여서 당시의 지식인들은 “세상에는 완전하고 확실한 진리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새로운 세계관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자연과학뿐만 아니라 철학이나 경제학과 같은 학문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3. 운동능력이나 수리적 능력이 사람마다 타고난 능력에서 차이가 나듯이 논리적 사고력도 개인 간의 차이가 존재한다. 하지만 사람의 능력은 모두 적절한 습관 형성과 반복연습의 결과로 증진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겐 ‘논리의 생활화’가 필요하다. 어린 학생들일수록 평소에 논리적으로 말하기, 정확함을 추구하기, 옳고 그름을 따지기 등을 실천하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4. 논리와 합리는 ‘인정할 것은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사실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태도, 누군가가 맞는 말을 하면 그것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눈앞에 벌어진 상황이 자기에게 불리하더라도 인정할 것은 인정하는 태도와 자신의 과오가 있을 때 그것을 변명하지 않고 시인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5. 우리가 판단력을 키우려면 평소에 종교, 동성애, 낙태, 교육 등 민감하고 중요한 사회적 쟁점에 대해서 자기 나름의 판단을 내리고 스스로 자기 의견을 정립하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유연하게 사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6. 수학교육의 기본적인 목표는 학생들의 논리적 사고력, 문제 해결 능력 등을 키우는 것이지만,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판단력과 분별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7. 논리학은 추론과 논증의 과정과 방법론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논증이란 어떤 것이 참인지 거짓인지를 기존의 지식에 의거하여 판정하는 과정이다. 명제란 참과 거짓을 판정할 수 있는 ‘객관성을 갖는’ 문장을 말한다. 추론이란 어떠한 명제나 판단을 근거로 삼아 다른 명제나 판단을 이끌어 내는 것을 말한다. 논리학에서는 논증이라는 과정을 통해 명제 또는 추론이 참인지 거짓인지를 판정한다.
8. 학생들은 대개 함수의 개념을 잘 모르는 채로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물론 상당수의 학생은 학원에서 함수의 진짜 개념을 배운다. 수학 교과 내용이 줄어들수록 학생들의 사교육 의존도는 오히려 높아진다.
9. 집합을 비롯한 교과 내용의 삭제 및 축소가 오히려 학생들에게 학습 부담을 주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10. 흔히 수학은 어려운 과목이지만 학생들에게 논리적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을 기르기 위해 꼭 필요한 과목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는 교육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그저 계산, 수식 조작, 그래프 등을 통해 답을 구하는 교육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11. 수학이 어려운 이유를 두 가지만 들어보자. 첫째, 수학은 수천 년간 지식을 쌓으며 발전해왔기 때문이다. 현재 중·고등학생이 배우는 내용은 몇백 년 전에는 천재 수학자들조차 몰랐던 것들이다. 지금 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수학의 개념과 기호 들은 수많은 수학자가 오랜 세월에 걸쳐 어렵게 얻어낸 것들이다. 학생들이 그냥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둘째, 세상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수학은 생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뿐 아니라 모든 자연현상을 대상으로 무엇인가를 계산하고 그 원리를 설명하고자 생겨난 것인데, 세상이 복잡하니 수학도 어려운 것이다.
12. 우리 사회에는 자기와 생각이 조금만 다르더라도 나쁜 사람으로 치부하는 ‘편 가르기’ 문화가 지나치게 만연하다.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젠더갈등뿐만 아니라 노년층과 청년층의 갈등, 친미·반미 갈등, 지역갈등 등이 모두 이분법적 사고방식에서 기인하여 발생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다분법적으로’ 사고해서 우리 사회에 좀 더 포용적인 문화가 확대되면 좋겠다.
13. 힐베르트는 1930년에 했던 강의에서도 산술의 형식 체계에는 무모순적 일관성이 있으며, 모든 참 명제는 그 체계 안에서 증명할 수 있는 완전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하지만 불과 1년 후에 괴델이 그의 예상을 무너뜨리고 말았다). 힐베르트의 가설을 구체적으로 다시 설명하자면, 다음 세 가지가 모두 성립하는 공리적 산술 체계가 존재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1. 완전성completeness: 모든 명제에 대해 그것이 참인지 아닌지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2. 일관성consistency: 무모순성free of contradiction 이라고도 한다. 즉, 어떤 명제 A가 증명된다면 동시에 A가 아님은 증명되지 않아야 한다. 3. 결정 가능성decidability: 어떤 명제든 그것이 공리를 따르는지 아닌지를 결정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존재해야 한다.
14. 당대에 쌍벽을 이룬 위대한 수학자 푸앵카레와 힐베르트는 정반대의 시각으로 수학기초론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두 사람은 프랑스인과 독일인의 기질 차이만큼이나 수학자로서의 기질도 달랐다. 푸앵카레는 주변의 수학자들을 주눅 들게 할 정도로 빛나는 수학적 재능을 자랑하고, 수학의 모든 분야와 물리학에 대해 탁월한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어서 그를 수학에서의 마지막 만능인universalist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한 그는 20세기 수학의 꽃이라 불리는 위상수학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반면 힐베르트는 빛나는 재능의 소유자는 아니지만(그의 절친한 친구 민코프스키가 재능에서는 그를 앞설지도 모른다), 꾸준히 노력하고 깊이 생각함으로써 남들이 풀지 못하던 문제를 결국은 풀어내는 능력과 수학 전반에 대한 뛰어난 통찰력을 갖고 있었다.
15. 힐베르트가 꿈꾸던 형식주의 수학의 건설은 오스트리아의 젊은 수학자 쿠르트 괴델이 1931년에 불완전성정리를 발표함으로써 무너지고 만다. 괴델의 불완전성정리는 두 가지 정리로 이루어져 있다. 제1정리. 어떤 산술 공리계라도 그것이 일관적(무모순) 이라면, 그 공리계에는 참이면서도 증명할 수 없는 명제가 있다. 즉, 완전하지 않다. 제2정리. 어떤 산술 공리계라도 그것이 일관적(무모순) 이라면, 그 공리계로부터 그 공리계 자신이 일관적임을 도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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