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완 지음
독서 기간 : 24.10.1 ~ 10.4
나의 한 줄 리뷰 : 소소한 일상들을 가볍게 스케치하듯 그려내어 스스로와 그 주변에 감사할 수 있게하는 책.
하이라이트
1. 세상은 원래 어마어마한 것이고, 모르는 것투성이인 게 당연하지요.
2. 고려대 강병화 교수가 17년간 전국을 다니며 채집한 야생 들풀 100과 4,439종의 씨앗을 모아 종자 은행을 세웠다고 소식을 전하면서 “엄밀한 의미에서 잡초는 없습니다. 밀밭에 벼가 나면 잡초고, 보리밭에 밀이 나면 또한 잡초입니다. 상황에 따라 잡초가 되는 것이지요. 산삼도 원래 잡초였을 겁니다.” 이런 말을 덧붙였더라고요. 그러니 스스로 잡초라 할 일이 아니네요. 용기를 갖자고요.
3. 어느 날 라디오에 직장 생활 스트레스로 살이 빠졌다는 사연이 왔습니다. 뼈가 드러나게 살이 빠졌다니 제가 다 안쓰러운 기분이 듭니다. 근데 너무 예민하셔서 그런 것 같아요. 완벽주의거나요. 세상살이라는 게 그렇게 자로 잰 듯 떨어지지 않습니다. 좀 여유롭게 생각하세요. 제가 지금부터 동그라미를 여백이 되는 대로 그려보겠습니다. 마흔일곱 개를 그렸군요. 이 가운데 v 표시한 두 개의 동그라미만 그럴듯합니다. 회사 생활이란 것도 47일 근무 중에 이틀이 동그라면 동그란 것입니다. 너무 매일매일에 집착하지 마십시오. 그렇다고 동그라미를 네모라고 하겠습니까, 세모라고 하겠습니까? 그저 다 찌그러진 동그라미들입니다. 우리의 일상도.
4. 엊그제 누가 묻더군요. “이제 추위는 다 갔겠지요?” 하고요. “네, 이제 곧 꽃 필 텐데, 다 갔겠지요.” 하면서도 자신이 없었어요. 꽃샘을 내서 또 추운 날이 올지도 모르지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르니 딱 부러지게 “다 지나갔습니다.” 하고 시원하게 말을 못 맺었어요. 그리고 돌아서 생각하니 이런 것도 혹시 ‘정답 노이로제’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저 내 느낌, 내 생각을 얘기하면 되는데 괜히 쭈뼛거렸구나 했습니다. 요즘 세상이 시끄러우니까 불안해하시는 분이 많아요. 저절로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하시더라고요. 앞의 날씨 얘기와 마찬가지로 ‘다 지난겨울인데 추워봐야 얼마나 춥겠어.’ 하는 마음보다 ‘또 추워지면 어쩌나. 정답이 아니고 틀리면 어쩌나.’ 하는 불안을 떨쳐버리질 못하는 거지요. 잠시라도 마음을 좀 쉬게 놔두세요. 억지로라도.
5. 가만 보니까 걱정이 안개를 닮았더라고요. 코앞에서 눈을 가리지만 한 발자국만 내딛어도 사라져요. 걱정거리가 있으면 없는 셈 치고 발걸음부터 떼세요. 걱정은 내 마음의 배신입니다.
6. 아침은 희망의 상징이지요. 아침이 왔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어제의 후회와 못마땅함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어제의 일에 매달려 있을 필요 없어요. 나쁜 일은 말할 것도 없고 좋은 일이라 해도 지나간 생일 파티입니다. 아름다운 아침은 그 아침도 아니고 저 아침도 아니고 이 아침입니다.
7. 꼭 좋은 소리만 소통이 아닙니다. 싫은 내색도 하세요.
8. 차 막히고, 애인 기다리고, 슈퍼마켓 가서 줄 서고, 영화 관람 기다리는 게 버리는 시간이 아니에요. 진짜 버려지는 시간은 누구 미워하는 시간입니다.
9. 누군가가 나를 기다려준다면 그 사람이 자기 시간을 쓰는 거잖아요. 말하다 보니 그러네요. 사랑도 기다림이랑 똑같아요. 세상천지에 사랑이 넘쳐도 내가 해야 사랑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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