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연 지음
독서 기간 : 24.7.29 ~ 8.5
나의 한 줄 리뷰 : 몰입도가 있긴하지만 엉뚱한 상세함, 부족한 서사와 설정으로 홍학만 바라보고 쓴 미흡한 소설
하이라이트
1. 호수가 다현의 몸을 삼켰다.
2. 심연 속에서 빠져나와 손목의 시계를 확인했다.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 이곳을 떠나야 했다. 잘못하면 모든 것이 엉망이 되고 만다. 그는 몸을 돌렸다. 차는 조금 떨어진 비포장도로에 그대로 서 있었다. 그쪽을 향해 걸었다. 올 때는 다현이 함께였다. 살아 있지는 않았더라도. 하지만 그는 이제 혼자다. 두 번 다시 다현이 그의 품에, 시간에, 삶에 들어오는 일은 없을 것이다. 차에 도착한 그는 운전석의 문을 열었다. 그러다 뒤를 돌아다보았다. 호수는 여전히 고요했다. 뭔가를 두고 온 듯한 기분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다현은, 누가 죽였을까?
3. “교감선생님이 찾으세요.” 형사들이 어떤 질문을 했는지 궁금해하는 것이 뻔했다. 준후는 살짝 묵례하고는 그대로 일어나 교감선생님의 자리로 갔다. 그리고 그날 정오, 다현의 시신이 삼은호수에 떠올랐다. 그 시각 준후는 밥을 먹고 있었다.
4. 책장 벽면에 프린터로 조잡하게 인쇄한 사진이 여러 장 붙어 있었다. 강 위에 떠 있는 홍학 사진이었다. 놀랄 만큼 큰 홍학들이 분홍빛 자태를 뽐내며 무리 지어 있었다. 날개를 활짝 편 사진과 먹이를 먹으려는 듯 강물에 부리를 넣고 있는 사진도 있었다. 다른 한 장의 사진에서는 홍학 두 마리가 나란히 서서 어딘가를 보고 있었다. 아래로 꺾인 부리 끝에 붉은 기운이 돌았고 눈도 빨갰다. 온몸이 핑크색이었지만 딛고 선 두 다리는 장화라도 신은 듯 검었다.
5. 당신이 채다현을 죽였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
6. 종이를 향해 뻗는 손끝이 파르르 떨렸다. 홍학이다. —아루바라는 섬이 있어요. 네덜란드에 있는 곳인데, 거기에 가면 홍학을 볼 수 있대요. 다른 곳에서도 볼 수는 있는데, 거기서는 홍학한테 직접 먹이를 줄 수도 있고 만질 수도 있대요. —가보고 싶어요. 같이. 다현의 홍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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